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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산 작은산

[울진] 응봉산(鷹峰山)

by 성 환 2024. 2. 4.


 

● 산행일자 : 2024. 1. 26 (금)

  

등산로입구

 

 

● 산행코스 : A코스로 올라 B코스로 내려온다.

   등산로입구 - 모랫재 - 제1~2헬기장 - 정상 - 원탕 - 덕구계곡 입구 - 원점(등산로입구)

 

 

 

 지난해  6월 4일 영남알프스 운문산(雲門山)에 오른지 6~7개월만에 산을 오른다.

그동안 녹슬고 노쇄해진 두다리를 걱정하며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하며 오른다.

이제는 겨울 산행이 좀 두렵다.

그래서 최근 몇일동안 이곳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눈이 내리지 않고 기온도  영하3도에서 영상7도까지 지속되는걸 확인하고서 새벽에 출발해 왔는데 웬걸 울진에 이르러 보니 울진읍 주변과는 달리 응봉산이 있는 높은 지역은 눈이 쌓여있지 않은가?

서해안지방과 중북부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릴 때 이곳 산간지역에도 눈이 내린것을 망각한 어리석음이리라.

 

등로에 올라서자마자 화마(火魔)의 상흔(傷痕)들이 아직까지 확연히 남아있다.

 

 

이곳 응봉산 산불은 2022년 3월 4일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이다.

보도에 따르면 2022년 3월 4일 오전 11시 17분 경 응봉산 남쪽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초속 15m의 강한 남서풍을 타고 빠른 속도로  삼척시 원덕읍까지 번졌고 바람의 방향이 여러차례 바뀌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며 발생 9일만인 3월13일 주불이 완전진화될 때까지  역대 최장 213시간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와 피해를 남긴 산불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최초 발화 추정 지점인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감식을 벌이는 한편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불이 시작될 당시 인근 도로를 지난 차량 4대를 추적해 운전자나 동승자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등 탐문 수사를 했으나 1년이 넘도록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해 산불 원인을 담배불로 추정할 뿐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2024년 현재  산불 원인은 밝혀졌는지 모르겠다.

 

 

 

 

↑정상 방향의 산등성이가 정겹게 펼쳐지는데 정상은 저 너머에 있는지 아니면 보이는 봉우리중에 정상이 있는지 산행시마다 즐겨 보던 휴대폰 지도가 6개월 이상 방치된 때문인지 먹통이 되어 방향마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산불 피해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규모라고 한다지...

재산피해만 최소 : 1,689억원  (많은 민가와 건물들이 소실되었다)

소실 면적 : 20,923ha (209.23㎢)

동원된 산불진화대원 : 16,042명

동원된 장비 :  산불진화헬기 104대, 소방차량 700여대, 소방장비 200여대, 인력 1만 2천여명

 

 

 

▲모랫재

 

모릿재는 A코스와 원탕이 있는 B코스가 가까운 거리에서 이어지는 곳이다.

 

 

 

 

 

제1헬기장을 지나며 쌓인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뒤돌아보니 출발지 덕구온천이 보인다.

 

 

 

 

정상으로 오를수록 쌓인 눈이 많아지고 가파른 길은 미끄럽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스틱을 든다.

좀처럼 스틱을 짚고 오르지 않는데 오랫만의 산행이어서 왼쪽 대퇴부 바깥쪽이 아파오기 때문이다.

 

 

 

정상을 좌후방에 수십미터 남겨둔 이곳에도 밑부분이 시꺼멓게 타버린 적송들이 아직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없다.

 

 

응봉산(鷹峰山) 998.5m

 

응봉산 서쪽과 북쪽은 삼척시 가곡면과 원덕읍에 걸쳐있고 동북쪽은 울진군 북면에 걸쳐있다.

산이름의 유래는 산봉우리가 매를 닮았다는 설과 옛날 조씨라는 사람이 매사냥을 하다 산봉우리에서 매를 잃어버려 매봉이라 했다는 설이 있는데 처음엔 매봉산이라 불렀다고 하며 매응(鷹)자를 써서 응봉산(鷹峰山)이라 한다.

 

오늘은 금요일인데도 맨먼저 오르는 나를 추월해 올라가는 산행객을 몇사람 보았고 뒤따라 올라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상에 올라 서쪽의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용소골(덕풍계곡) 코스를 찾아보려하니 이정표도 안보이고 눈이 덮혀 길도 보이지 않지만 다녀간 흔적도 없고 그쪽 방향은 나무로 가려져 가늠하기 어렵다.

계곡따라 구불구불 곳곳에 펼쳐지는 절경이 아름답다지만 계곡이 너무 깊고 코스가 험한데다 길어 전문산악인이 아니면 오르기 힘든코스라고 한다더니 겨울엔 일반인들은 아예 엄두도 못낼 코스인가 보다.

 

 

 

서쪽 방향만 뚫어져라 바라본다.

 

조금씩 당겨본다.

 

정상부에 하얀  시설물이 보인다.

서쪽에 태백산과 함백산이 있는데 그곳에 가봤지만 정상엔 저런 모습의 구조물은 없었다. 

소백산 연화봉의 강우레이더인가? 

오늘따라 지도가 말을 안들어 정확한 방향측정을 못해 소백산이라고 특정하기 어렵다. 

 

조금 우측(북방)으로 시선을 옮겨 본 모습이다.

보이는 봉우리 중에 분명 태백산이나 함백산이 있을텐데...

 

바다가 보이는 동쪽

 

 

조금씩 당겨 본다.

울진 삼척 산불 당시 화재 발생 이틀 후 저 바닷가까지 화마가 접근했을 때 가장 긴장했던 곳들이다.

 

▲왼쪽은 한국가스공사 삼척기지본부, 오른쪽 끝은 한울원전아파트와 북면일대이다. 

 

* 저 해변은 8년전(2016) 봄날 해안도로를 따라 여행했던 기억이 있다.

한국가스공사를 지나 가곡천을 건너면 월천해변에서 우측으로 고포항까지 해안도로에 철조망이 설치되어있다.

산으로 가려진 해안으로 1968년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무장공비 120명의 침투사건이 있었던 곳이다.

무장공비들이 이곳으로 침투한 후 아군의 추격을 받자 북으로 도주하던 공비중 일부가 강원도 평창 계방산 기슭의 이승복 생가를 침입해 "나는 공상당이 싫어요."라는 말을 남긴 이승복을 피살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

 

▲바닷가 왼쪽은 울진 북면(나곡리와 부구리) 일대, 우측으로 한울원자력발전소와 후정해수욕장

가까이 덕구온천지역과  가운데 덕구저수지가 보인다.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모습

 

남쪽

 

 


정상을 뒤로 하고 하산


A코스 올라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B코스는 음지여서 미끄럽다며 A코스로 되돌아간다.

하지만 나홀로 원탕이 있는 B코스로 하산한다.

 

B코스는 계곡으로 오르내리는 코스여서 가파르고 멀기 때문에 지나간 발자국이 적다.

 

 

 

전망대 

 

전망대에서 정상부를 뒤돌아 본다.

 

 

 

 

계곡까지 거의 내려올 때즘 만나는 가파른 길

사진으로 보는것 보다 실제로는 훨씬 가파르다.

 

바닥이 얼어있어 계단이 내려오기가 더 어려웠다.

 

영국의 포스교를 본딴 다리

 

▲원탕(元湯/原湯) 

덕구온천의 온천수가  나오는 곳이다.

왼쪽 파이프는 지하로 연결되어 있는데 덕구온천(42.4°C)은 지하 온천수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리지 않는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수로 알려져 있다.

 

 

 

 

자연용출 온천수에 발마사지(족욕) 하는 곳

 

 

 

 

맑은 물

 

 

티없이 맑은 물

 

 

특이한 색갈로 조합된 바위

 

 

 

경복궁 향원정에 있는 취향교(醉香橋)를 본뜬 다리

 

크네이교

 

크네이교에서 내려다 본 매끄러운 계곡

 

내려오다 다시 크네이교쪽을 올려다 본 계곡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교(Golden Gate Bridge)를 본딴 금문교(金門橋)

 

  ▶ 오늘 산행거리 / 사용시간 : 13.6Km / 7시간 40분(08:30~16:10)

 

미끄럽고 거친 등로를 무거운 발걸음으로 무사히 산행을 마친다.

계곡을 빠져나와  등산로 입구까지 짧은 오르막길은 가장 힘든 구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