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티마을 주차장에 있는 등산안내도이다.
계획된 등산코스를 대략 익혀두었어야 했다.
오늘 산행은 등산로입구를 지나 산세와 지형을 바라보며 방향을 잘못 잡아 고생을 자초했던 산행이었다.
● 산행일자 : 2022. 7. 20 (수)
● 산행코스 : 은티마을주차장 - 호리골재 - 구왕봉 - 지름티재 - 희양산 정상 - 성터 - 은티마을주차장
▶ 산행거리 / 사용시간 : 12.5km / 8시간(10:00~18:00)
↑주차장을 빠져나오며 뒤돌아본 은티마을주차장
평일이어서 넓은 주차장은 텅비어 있고 상가도 조용하다.
↑장승(長丞)이 마을 입구임을 말해준다.
그 옆에 마을유래비가 함께 있다.
은티마을 유래비
은티마을은 괴산군 연풍면 최남단 주진리에 자리한 부락이름이다.
은티마을은 1812년 작성된 洞節目(동절목)에 義仁村里(의인촌리)로 기록되어 있었으나 1910년 庚戌國恥(경술국치) 후 일본인들이 義仁(의인)은 한민족 정신이 깃들어 있다하여 은티[銀峙은치]로 개칭하고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周峙洞 榛村(주치동 진촌) 鷹岩鳥峰中里(응암조봉중리)를 병합하여 주치와 진촌의 이름을 따서 주진리(周榛里)라 하였다고 한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은티마을은 女宮穴(여궁혈)에 자리하고 있어 마을어귀에 男根(남근)을 상징하는 물체를 세워야 마을이 번창하고 주민들이 아들을 많이 낳는다하여 洞口松林(동구송림)에 男根石(남근석)을 세워 매년 정월초이튿날(2015년부터 정월보름날) 洞告祭(동고제)를 올리고 있단다.
↑은티마을유래비에서 말한 남근석(男根石)은 저 앞 길가 소나무사이에 있고 들여다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등산로는 좌측으로
↑걸어가며 올라야 할 산을 바라본다.
왼쪽이 희양산, 지름티재를 사이에 두고 그 우측으로 구왕봉, 그 우측에 호리골재가 있다.
↑갈림길에 자그마한 이정표가 있다.
왼쪽으로 희양산이란 표지만 있을 뿐 우측길에 대한 안내는 없다.
호리골재로 가야하니 호기롭게 우측길로 접어든다.
※ 희양산이든 호리골재든 일단 좌측길로 가야 한다.
▼ 하산하면서 등산안내도를 보고서야 깨달았다.
올라가다 촌로(村老)를 만나 호리골재 위치와 가는 길을 물었다.
지형 설명을 해 주며 가는 길을 알려 주었건만 이리저리 등로를 찾지 못하고 호리골재를 향해서 무작정 올라가다 길이 막히고 말았다.
또 다른길을 찾아 오른다.
무더운 고추밭에서 김을 매는 농부에게 물었다.
농부가 말하기를 길은 있으나 잘 다니지 않는 길이어서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되돌아나가 우회하라고 한다.
나는 (어리석게) 길은 있으나 잘다니지 않는 길을 찾아 나섰다.
결국 알바구간에 들어섰다.
↑바위 밑에서 멧돼지가 튄다.
조심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인다.
지도를 살피며 등로를 찾아 헤멘다.
↑반가운 등로(登路)를 만났다.
이 길을 찾아 알바구간에서 허덕인 시간이 1시간 이상이었다.
↑호리골재
옛날 은티마을에서 고개너머 호릿골(문경 원북리)로 넘나드는 고개 이름이다.
주치봉과 구왕봉 사이에 있다.
↑구왕봉을 향해 오르며 뒤돌아 본 주치봉(周峙峰 683m)
↑주치봉 너머 악휘봉(樂輝峰 845m)
구왕봉 8부 능선 쯤에 조망이 확트인 곳이다.
↑주치봉과 악휘봉 너머 좌우로 펼쳐진 마루금
멀리 칠보산이나 덕가산이 있고 대야산이나 둔덕산, 더멀리는 속리산도 있으련만 특정하지 못하고 바라볼 뿐이다.
↑은티마을
↑구왕봉 오르는 길에 군데군데 파헤쳐져 있다.
멧돼지가 이 높은 곳까지 활동하고 있다면 개체수가 많다는 얘기다.
나홀로 산행이 두려운건 멧돼지나 이름모를 짐승과 조우하는 순간이다.
구왕봉(九王峰 879m)
희양산 남쪽 산록에 큰 연못이 있었는데 신라 헌강왕 때 지증대사가 그곳에 봉암사 터로 정하고 연못을 메우기위해 못에 살고 있던 용을 산봉우리로 쫓아내었다는 설이 있는데 그때 그 산봉우리를 구룡봉(驅龍峰)이라 했었고 지금은 구왕봉이라 한다는 바로 이 산이다.
↑희양산(曦陽山)의 모습
이런 모습을 보기위해 구왕봉으로 오른다.
희양산(曦陽山)은 올라오면서 보았던 악휘봉, 구왕봉과 희양산에서 북동쪽으로 시루봉, 백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따라 북쪽의 충북(괴산)과 남쪽의 경북(문경)으로 도계를 이루는 산이다.
희양산은 보이는 것처럼 거대한 돌산으로 북쪽 성터 방향을 제외한 동. 서. 남 3면이 화강암 암벽으로 험준한 산세를 이루고 있다.
우측 남쪽 산록에는 평소 일반인은 출입이 금지되고 석가탄신일에만 개방한다는 조계종 특별수도 도량 봉암사가 있다.
↑계곡 저 아래 봉암사가 보인다.
봉암사(鳳巖寺)
위치 :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485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直指寺)의 말사이다.
879년(신라 헌강왕5)에 지증대사(智證國師) 지선(智詵)이 창건했다.
현존하는 당우는 대웅보전, 극락전, 금색전과 요사체 등이 있으며
중요문화재는
지증대사적조탑비(국보 제315호)
지증대사적조탑(보물제137호)
봉암사 3층석탑(보물제169호)
정진대사원오탑(보물제171호)
정진대사원오탑비(보물제172호)
마애보살좌상(유형문화재) 등이 있다.
↑구왕봉에서 지름티재로 내려가는 로프구간
↑지름티재를 내려다 본다.
↑지름티재 은티마을 방향
↑구왕봉 하산 마지막 로프구간 : 만만치 않은 코스
↑구왕봉을 내려오기 까지 체력소모가 너무 많아 올라갈 희양산을 바라보니 아득해 보인다.
↑갑자기 초소가 보이니 멈칫해진다.
지름티재
은티마을과 봉암사가 있는 원북리를 넘나들던 고개이름이다.
1982년6월 조계종 종단에서 봉암사를 특별수도원으로 제정 공고하여 봉암사 희양산 일대를 성역화 하면서 법당을 중심으로 반경 4km 이내 희양산 보호대책에 따라 목책이 설치되어 있어 고개로서의 기능은 정지된 상태다.
초소와 우측 봉암사 쪽에 감시용 막사도 설치되어 있다.
지름티재에서 희양산까지 1.5km 어려운 코스라고 하는데 힘을 내봐야지....
↑지름티재를 뒤돌아 보고.
↑뒤돌아 본 구왕봉
↑미로바위라는 곳인데 배낭메고 들어가볼 수도 없어 우회 한다.
직벽구간?
노약자나 체력이 약한자는 되돌아 가란다.
내 스스로 나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지치고 혼자라는 것이 조금은 긴장된다.
↑바위가 나무를 덮친건 아니겠지?
↑급경사가 시작된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가파르다.
↑이 로프구간을 세미클라이밍(semi-climbing) 구간이라고 하는 것 같다.
↑잠시 쉬면서 은티마을을 내려다 본다.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본다.
경사가 너무 심해 길다랗게 보이지 않아 사진으로 보기엔 실감나지 않는다.
↑지난 5월 이곳에서 추락사고가 있었다는 곳이다.
(5월29일 뉴스)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28일) 10시38분경 A씨(70대)가 암벽등반 구간에서 5m 아래로 추락하여 온몸에 타박상 등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한다.
당시 구조대원들의 구조장면↓↓↓
↑이 로프구간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산행중 많은 로프구간을 경험했지만 이곳처럼 구간이 길고 경사가 심한 곳은 처음이다.
웬만하면 어렵지 않게 오르는 편인데 이번엔 아주 힘들게 나홀로 정말 조심스럽게 올랐다.
구왕봉을 거쳐 오는동안 피로가 쌓여서인지 로프를 잡고 오르며 종아리에 쥐가 날려고 하는 순간들이 있어 아찔했다.
이러한 직벽 구간이 위험한줄 알면서 어쩌면 짜릿한 등반을 즐기는 맛에 이런곳을 찾는지도 모른다.
로프구간을 올라오니 시루봉과 희양산 갈림길이다.
뒤돌아 볼 여유도 없이 풀썩 주저 앉아 종아리를 주무른다.
희양산은 문경과 괴산의 경계에 있지만 문경쪽엔 봉암사의 사유지이고 희양산보호대책에 따라 입산이 금지되어 있어 희양산 등산로 입구는 괴산쪽에 있다.
필요한 곳과 낡고 유실된 곳 등 이정목 정비가 절실해 보인다.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정상을 향해 몇미터 움직이다가
결국 우측 종아리가 돌덩어리로 변하는 순간을 맞았다.
간신히 좌측 종아리는 살살 달래며 고비를 넘겼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거의 없어 걷기가 편하다.
↑이동간 우측(서쪽) 방향
(백두대간) 희양산(曦陽山) 999m
↑정상에서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건너편 가까이 이만봉(二萬峰 991m), 우측으로 백화산(白華山)과 멀리 황학산(黃鶴山)
(아래 그림) 우측 남동쪽으로 뇌정산(雷霆山:991m)
↑남쪽 : 뇌정산(雷霆山)과 원북리 마을(문경시 가은읍)
산 이름 때문인지 천둥 번개와 함께 벼락이 잘 치고 물 난리도 많이 나서 인근 마을에서는 뇌정산이라고 부르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단다. 그래서 산이름을 '안에서 스스로 다스린다'는 뜻을 지닌 내정산(內政山)이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하 산
↑하산 하면서 좌측으로 바라본 남서쪽 속리산 방향
가까이 나지막한 원통봉(668m), 우측으로 애기암봉(747m)
왼쪽 멀리 둔덕산(976m) , 가운데 희미하게 먼곳이 속리산인 듯...
↑구왕봉
↑성터를 지나고 있다.
희양산성(曦陽山城)이라고 한다.
성벽은 북쪽(괴산)을 바라보고 있는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에 있는 성이다.
이 산성은 신라와 후백제가 국경을 다투던 접전지로 929년(경순왕 3)에 쌓은 성터라고 하며 후백제 견훤이 군사를 보내 축조했다는 설도 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는 옛 군창(軍倉)이 있었다고 전한다.
↑성터 갈림길
은티마을 방향으로 내려가며 성벽을 올려다 본다.
↑흐르는 물이 많으면 제법 폭포라고 할텐데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하산하면서 이정표 없는 갈림길에 다달았다.
왼쪽길은 방금 내려온 성터길이고 우측길은 지름티재로 가는 길이다.
이곳이 지름티재와 호리골재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다.
아침에 이곳까지 올라와서 호리골재로 갔어야 했다.
은티마을이 가까이 다가온다.
희양산을 한번 뒤돌아 보고
아쉬운 갈림길도 뒤돌아 본다.
오늘도 무사히 산행을 마쳐 행복하다.
많은 산을 오르다 고비를 넘기며 특별히 잊혀지지 않는 산들이 있다.
더구나 평일에 나홀로 산행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중 희양산도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 안 내 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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