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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

「솔개의 갱생」과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진실

by 성 환 2016. 2. 14.

 

 

 

 

: 바꿀 , : 뼈 , : 빼앗을 , : 아이 밸

    ※ 胎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모체 내에서 새 생명을 싸고 있는 난막(卵膜)과 태반(胎盤), 탯줄을 통털어서 말한다.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한자의 뜻대로 직역하면 ‘뼈를 바꾸어 끼우고 태를 들어 낸다’ 는 말이다

상상만 해도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죽기를 각오하지 않으면 결단하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우리는 새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할 때 환골탈태란 말을 쓰곤 한다.

언제부터인가, 특히 IMF이후 조직의 구조조정이 절실히 요구되고 사고와 관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할 때 한편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던 때가 있었다. 이때 우리사회 전반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고 개혁이란 말이 여러 곳에서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이 솔개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는 솔개의 선택, 솔개의 교훈, 솔개의 환골탈태, 솔개의 장수비결 등등 여러 가지 제목으로 SNS에 빠른 속도로 퍼져서 솔개가 환골탈태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다.

SNS에 떠도는 동영상 중엔 저명한 인사의 강의에서도 솔개의 내용을 소개하고 회사경영혁신을 강조하며 인용하는 것을 볼 때 과연 솔개의 환골탈태에 대한 진실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SNS에 솔개의 선택이란 제목으로 회자되는 내용의 한편을 그대로 옮겨 보면 아래와 같다.

 (동영상속에 자막으로 전개되는 내용임)

 

 

솔개의 선택

솔개는 새들 중 수명이 매우 길어 약 70~80년을 살아 갑니다.

하지만 솔개가 그렇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할 힘겨운 과정이 있습니다.

솔개가 40년 정도를 살게 되면 부리는 구부러지고

발톱은 닳아서 무뎌지고

날개는 무거워져 날기도 힘든 볼품없는 모습이 되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솔개는 중요한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서서히 죽느냐 아니면 고통스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 것이냐

변화와 도전을 선택한 솔개는 바위산으로 날아가 둥지를 틉니다.

솔개는 먼저 자신의 부리로 바위를 마구 쪼기 시작합니다.

쪼고 또 쪼아서 낡고 구부러진 부리가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쪼아 버립니다.

그러면 닳아진 부리자리에서 매끈하고 튼튼한 새 부리가 자랍니다.

그리고 새로나온 부리로 자신의 발톱을 하나씩 뽑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낡은 발톱을 뽑아버려야 새로운 발톱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새 깃털이 나도록 무거워진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버립니다.

그렇게 생사를 건 130여일이 지나면 솔개는 새로운 40년의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드라마 “장사의 신 - 객주2015” (KBS2)의 한 장면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으로 솔개의 환골탈태를 이야기 한다. (이덕화 분)

 

 

 

비슷한 내용의 시(詩)도 있다.

 

 

솔개는 제 부리를 깬다    

                                                 박노해

 

창공에 솔개 한 마리 유유히 원을 그리면

온 마을 짐승들이 숨어들기 바빴지

 

솔개는 40년을 날아 다니다 보면

서슬 푸른 발톱과 부리에 힘이 빠지고

깃털은 두꺼워져 날기조차 힘이 든다지

 

몸이 무거워진 솔개는 험한 산정으로 올라가

절벽 끝 바위를 쪼아 낡아진 부리를 깨고

밤마다 굶주린 창자로 홀로 울부짖는다지

새 부리가 돋아나면 그 부리로 발톱을 뽑아내고

두꺼워진 깃털마저 다 뽑아낸다지

 

그렇게 반 년의 처절한 환골탈태 수행을 거치면

솔개는 다시 힘찬 날개짓으로 창공을 떠올라

새로운 30년을 더 서슬 푸르게 살아간다지

 

모두가 잠든 한밤중

타악- 타익-

절벽끝에 제 부리를 깨는

솔개의 소리없는 새벽 울음

 

 

또 다른 동영상에는 반년 또는 150일 동안의 수행 기간을 거친다고 쓰여 있다.

150일이면 5달이고 130일이면 넉달이 넘는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아남을 동물이 있을까?

솔개는 부리를 바위에 부딪히고 발톱을 찍어내는 등 피흘려 고통스런 작업을 스스로 한다.

그러한 고통과 배고픔을 이겨내고 결국 살아나 비상한다니 진정한 환골탈태가 아닐 수 없다.

솔개는 체지방이 거의 없는 맹조류다.

몸이 가벼워 빠르고 높이 날을 수 있다.

먹지 않고 오래 버틸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

그런데 그러한 일들이 가능한 것일까?

여기서 우문(愚問)을 던져볼 수 밖에 없다.

솔개의 수명에 대해서 찾아보았으나 그 어디에도 70세는 커녕 40세라는 것도 없다.

조류의 수명에는 기대(평균) 수명과 최장 수명이 있는데 솔개의 경우 평균 수명이 대략 20세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조류는 부리가 깨지면 그것으로 인해 결국 생을 마감하게 된다는 것이 통설이라고 한다.

솔개의 이야기를 경영일선에서는 홍보자료로 활용하고 있고 일부 교회 목사님들도 설교의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너무 교훈적이어서 심금을 울리는 내용이지만 하나하나 짚어보면 전설 같은 이야기일 뿐 팩트가 아니기 때문에 교회 목사님이 설교자료로 활용할 때는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CEO경영우언

(정광호 편저, 매일경제신문사,  2005년 4월)

 

 

솔개와 관련된 위의 모든 내용은 이 책이 출간 된 이후부터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 된다.

 

 

위의 책 21쪽의 내용 옮김 ▼

 

02. 솔개의 갱생

 

솔개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로 알려져 있다.   솔개는 최고 약 70세의 수명을 누릴 수 있는데 그가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살이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솔개는 약 40살이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이제 사냥감을 그다지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또한 깃털이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겁게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게 된다. 

이즈음이 되면 솔개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런 갱생의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먼저 산 정상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그곳에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는 것이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이리하여 약 반년이 지나면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되는 것이다.

 

우언(寓言)은  우화(寓話)와 비슷한 말이다.

 

결국 「솔개의 갱생」이란 이야기는 우화(寓話)로써 회사 경영에 있어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를 창조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도 위 책을 읽기 전엔 솔개의 환골탈태를 의심없이 믿었다.

설령 「솔개의 갱생」이 우화(寓話)라 할지라도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은 실로 막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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